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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해외의 ECU 동향

ECU
“자동차는 전자 제품이다.”
지금은 자동차 사업을 포기한 모그룹의 회장이 자동차 사업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약 10년 전 즈음,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만 하더라도 “설마 그럴까? 언젠가는 그럴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었지만 현재 자동차의 신기술을 보면 이 말이 정확하게 맞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최신 기술을 보면 디젤 CRDI(Common Rail Direct Injection), ECS(Electronic Control Suspension), ABS(Anti-lock Brake System), EPS(Electronic Stability Program), VDC(Vehicle Dynamic Control) 등 기존 하드웨어 시스템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소프트웨어 기술 그것이다. 또한 예전의 자동차에서 전혀 볼 수 없었던 내비게이션을 비롯한 각종 통신 시스템을 적용한 텔레매틱스도 그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상용화 되고 있는 엔진과 모터를 동시에 작동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전자 기술이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하게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전자 시스템이 발전하면서 엔진을 제어하는 ECU도 더욱 복잡해졌는데 기본적으로 연료와 점화시기를 제어해서 엔진을 작동시키는 것은 예전의 ECU와 동일하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부가적인 기능이 추가되고 있는데 이를 간략하게 구분해보면 아래와 같다.


발전을 거듭하는 자동차 소프트웨어 기술

1) ECU, TCU 통합 제어기
오토매틱 트랜스미션 자동차의 증가와 전자 부품의 발달로 인해 기존의 엔진 제어 ECU와 트랜스미션 제어 TCU를 1개의 제어기로 통합하는 방식이다.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의 NF 쏘나타에 적용된 것이 대표적으로 예를 들 수 있다. 한 개의 제어기에 CPU와 메모리가 각각 2개씩 탑재되어 엔진과 트랜스미션을 제어한다. NF 쏘나타는 이를 에어크리너 벽면에 장착하고 PCU(Power Control Unit)라고도 부르며 지능은 36bit이다.

2) CAN 통신
최신 ECU는 CAN(Controller Area Network) 통신 방식을 이용하여 TCU, ABS 등의 안전장치와 매우 빠른 속도의 통신을 하게 된다. 구형 ECU의 경우에 ECU와 TCU는 엔진 회전수, 변속 시점 등에 대한 간단한 몇 가지 신호만 상호 교신을 했는데 최근의 ECU는 CAN 통신을 통해 많은 양의 데이터를 더욱 신속하게 수행하고 있다. 이는 여러 개의 ECU를 연결하여 데이터를 주고받는 통신방법으로 각각의 ECU는 자기가 가지고 있는 데이터를 계속해서 다른 ECU에게 보내고 또한 상대편 ECU에서 보내주는 데이터를 우선순위에 따라 받아 처리하는 방식으로 다량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통신선은 2개인데 일반적으로 BUS A 와 BUS B라고 부르며 통신선 상에 데이터를 띄워놓고 필요한 데이터를 가져다 사용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CAN 통신은 BUS A와 BUS B 의 전압 차이로 데이터를 읽기 때문에 2개선 중에서 1개라도 단선이 되면 통신이 되지 않는다.

3) 차량 정보 입력
차량 관리 및 정비성을 향상하기 위해 차대 번호, 차량 형식, 주행 거리 등의 다양한 정보를 ECU에 저장한다. 이런 정보가 ECU에 저장되면서 동일 차종이라 하더라도 ECU를 함부로 바꿀 수 없게 된다. BMW, BENZ의 경우는 동일 모델이라 하더라도 ECU를 바꾸게 되면 엔진이 작동하지 않게 되며 별도의 장비를 통해 기본 정보를 입력해 주어야만 작동 한다.

4) 통신 단자를 통한 데이터 리프로그램
ECU의 데이터를 K라인 혹은 CAN 통신라인으로 외부에서 변경할 수 있다. 구형 ECU는 데이터 변경을 위해서는 분해 후 데이터가 저장되어 있는 ROM을 교환해야 되었지만 근래의 ECU는 특수한 통신 장비를 사용해서 비교적 손쉽게 데이터를 변경할 수 있다.

5) 전자식 스로틀 시스템(ETS)
기존 스로틀 시스템이 액셀러레이터와 케이블로 연결된 것에 비해 전자식 스로틀은 전기 통신으로 연결되어 있다. 즉, 케이블의 당김 정도에 따라 스로틀이 열리는 것이 아니라 액셀러레이터의 개도율을 센서로 측정하고 이 신호를 스로틀 바디에 장착된 구동 모터로 전해주어 스로틀이 열리게 된다. 단순히 케이블 대신 센서와 전기 모터를 장착한 것이니까 간단하게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제 ECU는 엄청난 신기술이 적용되어 있다. 이를 살펴보면 액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장착된 센서에서 개도율을 감지하고 이 값은 액셀러레이터 콘트롤러에 전달된다. 그 후 액셀러레이터 센서의 측정된 입력 값에 대한 스로틀의 개도율을 정하게 된다. 이 때 TCS, ADS를 비롯한 각종 입력 정보장치가 고려되어 연산을 통해 스로틀 밸브와 ECU로 신호가 전달되는 과정으로 정리할 수 있다.
스로틀 밸브는 전달된 신호값 만큼 열려주면 되므로 비교적 간단하게 제어할 수 있지만 ECU로 전달되는 신호는 상당히 복잡하게 작용을 한다.
예를 들어, 자동차가 미끄러져 ESP와 같은 주행안전장치가 작동되고 있을 때 운전자가 풀 스로틀을 하더라도 풀 가속은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ECU는 엔진 출력을 낮추고 타이어가 미끄러지지 않도록 ESP를 작동시키기 때문이다.
또한 ECU는 입력된 신호 값에 해당되는 공기 흡입 예측량을 선택하고 실제 스로틀이 열린 후 이 값과 오차가 얼마나 발생하는지 검출한다. 이는 스로틀 밸브가 열리기전에 이미 흡입 공기 예상량을 예상하고 작동 한다는 뜻으로 흔히 이를 Torque based mapping이라고 하는데, 배출가스 절감을 위해서 개발된 신기술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전자식 스로틀과 Torque based mapping은 최신 차량의 엔진 및 ECU 튜닝에 가장 걸림돌이 되는 부분이다. 이러한 복잡성은 ECU를 튜닝 하는데 있어서도 상당한 어려움으로 작용해 최신 차량의 ECU를 튜닝하기 위해 상당한 고난이도의 기술이 필요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엔진 튜닝 자체에 대한 방향이 변경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전자 장비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ECU 튜닝은 그만큼 더욱 어려워진다는 의미로 요즘 출시되는 신차들이 그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자동차 천국, 일본의 ECU 동향
터보 위주의 튜닝을 주로 하던 일본에서 1998년 이후 출시된 차량부터 FLASH MEMORY Type의 ECU가 적용되면서 ECU 튜닝이 어려워지게 되었다. 기존 구형 일본차량의 ECU는 일반 전자 부품과 ROM 혹은 MPU(ROM+CPU) type의 부품을 사용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으면 손쉽게 ECU튜닝을 할 수가 있었다.

ROM Type ECU는 데이터를 리프로그램 하는 것이 간단하고 장비 구성이 쉽기 때문에 차종별로 튜닝 데이터에 대한 노하우만 가지고 있으면 비교적 쉽게 장비 판매를 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NEKKO, NIPPON DENKI, TECHTOM, GOMARISEN 등 10여 개 이상의 업체가 ECU 튜닝 관련 장비를 개발 판매하기도 했다.

하지만 북미 OBD2 규정에 적용하기 위해서 ECU사양을 통일하고(예전에는 일본 내수와 수출차량 ECU가 완전히 달랐음) 최신 배기가스 규정을 맞추기 위해서 1998년부터 세대 교체된 ECU가 적용되면서 ECU튜닝에 어려움이 발생하였다. 북미 규정에 맞추기 위해서 외부 리프로그램이 되는 ROM을 사용하면서 CPU에 ROM을 같이 탑재했기 때문에 CPU에 들어 있는 데이터를 읽어 내는 것이 어려워졌다. 부품 역시 높은 성능을 구현하기 위해서 자동차 전용 CPU와 부품이 개발되었기 때문에 일반 전자장비로는 ECU 데이터를 튜닝 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졌다. 이러한 최신 기술이 적용되면서 대부분의 ECU튜닝 장비 업체가 사업을 포기하고 1~2개 업체만이 FLASH Reprogram이 가능한 장비를 개발하여 시장을 독점하게 되었다. MINES와 TECHTOM이 대표적인 업체로 현존하는 일본 내 최고의 ECU 튜닝관련 회사이다. 하지만 이들 역시 예전 구형 ECU 장비와 같이 실시간으로 튜닝을 하거나 데이터 로직을 완벽하게 분석하여 재구성하지는 못하고 중요 인자만 일부 변경하여 Reprogram 하는 형태로 발전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러다 보니 ECU 튜닝의 대응력과 확장성이 떨어지게 되므로 튜닝샵에서 ECU튜닝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지게 되었다. 그로인해 장비 업체는 복잡한 기능의 고급 제품을 개발할 수 없게 되었다. 이 때문에 ECU 튜닝 장비 회사들은 업종 전환을 고려하게 되는데, NIPPON DENKI의 경우는 ECU튜닝 장비사업을 포기하고 전자 부품개발 회사로 업종 변경 하게 되었다. 그나마 발 빠르게 한국과 미국, 유럽을 오가며 시장 조사를 하였던 TECHTOM은 진단기 및 기타 부가 장비로 사업영역을 변경하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까지 튜닝 ECU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MINES는 엄청난 매출 감소와 함께 튜닝관련 전자 부품 회사로 사업 변경을 하고 있지만 반응은 그다지 좋지 않다고 한다.


필요에 의해 출현한 보조 ECU
튜닝샵들의 ECU에 대한 아쉬움을 해결하기 위해 출시된 제품이 GREDDY의 E-MANAGER와 HKS의 F-CON으로 두 제품 모두 기존 ECU와는 별개로 장착하는 보조 ECU에 해당하게 된다. 즉, 최신 ECU가 복잡해지고 튜닝 장비도 없어서 엔진 하드웨어 튜닝에 맞도록 ECU튜닝을 할 수 없었으나 이러한 보조 ECU는 단가는 비싸지만 기능구현이 쉽고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것도 쉽기 때문에 상당한 시장 파괴력을 갖게 되었다.
HKS의 F-CON은 근래에 일본 튜닝 시장에서 ECU 튜닝을 몰아내고 시장 점유율을 70% 가까이 확보하고 있는 독보적인 제품으로 기능 구현이나 제품 구성이 아주 적절하게 소비자 지향적으로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다.
ECU 튜닝을 할 수 있는 튜닝샵 입장에서는 가격은 비싸지만 사용법이 ECU 튜닝에 비해서 아주 쉽기 때문에 자신의 ECU 튜닝 기술을 상품화할 수 있는 적절한 제품이라고 판단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HKS에서 일반 딜러가 아닌 ECU튜닝에 대한 전문성이 있는 샵에만 제한적으로 작동 프로그램을 공급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독점적인 시장 지배가 가능했을 것이다. 이러한 제품 기획과 마케팅 컨셉으로 일본 내 유명 튜닝샵들은 전부 F-CON의 딜러가 되었으며 현재까지 시장 1위의 자리를 부동으로 확보하고 있다. 이어 HKS는 적용 차량을 확대하기 위해서 유럽이나 미국 차량에 대한 프로그램 기능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미 BOSCH ECU의 차량에는 일부 적용이 가능하다. 이처럼 우수한 기능 때문에 이미 국내에서도 제법 사용되고 있으며 미국시장에서도 제한적으로 그 제품성을 검증하고 있다.

이와는 달리 GREDDY에서 개발한 E-MANAGER는 F-CON S를 상당히 많이 참조한 제품으로 기본 기능에 저가격을 목표로 출시된 제품이다. 기능상 튜닝을 위한 MAP이 8개미만으로 APEXI의 AFC와 별반 다를 게 없는 기능으로 전문 ECU튜너 입장에서 보면 부족한 면도 있겠지만 일반 운전자나 개인이 직접 작업하기에는 아주 적절한 제품이라고 생각한다.
단지 제품 개발이 외주 업체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신차종에 대한 대응이 늦고, 주로 적용이 가능한 자동차가 일본산 자동차라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일본 시장에서는 별로 인기는 없지만 미국이나 기타 해외에서는 일본 차량에 적용할 수 있는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한 보조 ECU로써 인기가 좋으며, F-CON이 프로그램 공급에 제한을 두어서 널리 보급이 되지 않는 틈새를 적절하게 노리고 있는 상품이라고 볼 수 있다.

위와 같이 보조 ECU들이 지금까지는 잘 팔리고 있지만 2005년식 이후부터는 배기가스 규정을 통과하기 위해 터보 엔진이 줄어들고 전자식 스로틀, Torque base 등의 기술이 적용된 최첨단 ECU들이 개발되면서 튜닝에 대한 영역이 점점 작아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실제로 일본 최신 차량은 고출력 터보 튜닝대신 저출력의 수퍼차저 튜닝이 중점적으로 개발되고 있으며, 이는 향후 ECU 튜닝 시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 된다. 부스트를 조금 상승시키는 수퍼차저의 경우에는 약간의 보조 장치나 기본적인 ECU 튜닝만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에 굳이 비싼 가격의 보조 ECU를 사용할 필요가 없어질 전망이다.
이를 예상이라도 한 듯 HKS에서는 기존 F-CON 보다 기능을 조정한 저가 제품을 중심으로 개발되고 있으며, 기타 업체들도 비슷한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이렇게 시장이 형성될 경우에는 사라졌던 ECU 튜닝이 다시 활성화가 될 가능성이 크다. 수퍼차저를 비롯한 간단한 형태의 튜닝일 경우에는 순정 ECU의 튜닝으로도 충분히 성능을 발휘하기 때문에 비경제적으로 추가하는 보조 ECU를 사용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호에서는 미국과 유럽의 ECU 동향과 각 나라의 튜너가 공동으로 이루어낸 튜닝 파츠에 대해서 살펴보고 한국이 세계적인 자동차 선진국이 되기 위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겠다.

자료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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